프라이빗 소인원 파티의 핵심은 밀도다. 어설프게 인원을 불려 연대감도 없는 파티를 만드는 건 자원 낭비다. 서너 명 정도의 적당한 인원을 모아 밀도 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효율의 극치다. 굳이 넓은 공간을 빌려 텅 빈 공허함을 채우려 애쓰지 마라. 그런 공간일수록 소리의 잔향 때문에 피로도만 높아진다. 합정 뒷골목의 소셜 라운지는 애초에 설계부터가 다르다. 좁은 공간이 주는 아늑함이 파티의 성패를 가르는 첫 번째 단추다.
사람들이 흔히 하는 착각이 파티에는 반드시 화려한 장식이나 거창한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쓸데없는 고정관념이다. 인원이 적을수록 주인공은 공간 그 자체가 아니라 그곳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밀도 높은 대화여야 한다. 조명은 낮게 깔고 배경음악은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을 정도로 조절하는 것. 이 두 가지만 확실히 해도 파티의 절반은 성공이다. 너무 밝은 조명 아래서는 누구도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한다. 눈을 맞추기 편한 낮은 채도의 공간을 찾아라.
공간을 빌릴 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지나친 형식주의다. 주최자가 파티의 노예가 되어 서빙이나 안내에만 매달리는 꼴은 보기에도 처량하다. 프라이빗한 파티라면 주최자도 함께 그 시간을 향유해야 한다. 미리 준비한 가벼운 음료와 안주 외에는 모두 현장의 흐름에 맡기는 여유가 필요하다. 지나치게 촘촘하게 짠 시간표는 오히려 현장의 생동감을 죽인다. 술 한잔을 따르는 속도나 대화의 흐름을 억지로 제어하려 들지 마라. 그저 적절한 환경을 설계해주고 나머지는 사람들의 몫으로 남겨두는 게 가장 세련된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건대, 파티가 끝나갈 무렵의 정리는 깔끔하게 마무리해야 한다. 남이 사용한 공간을 원래보다 더 낫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수준 높은 모임의 마침표다. 그 정도 품위도 없다면 애초에 파티를 주최할 자격이 없다. 대화의 끝은 무겁지 않게, 그러나 여운은 남게. 너무 길게 끌지 말고 적당한 시점에 자리를 정리하는 결단력이 필요하다. 사실 관계가 얽힌 사람들을 좁은 방에 모아두면 뜻밖의 통찰이 튀어나올 때가 있다. 그런 순간을 마주하는 것, 그것이 내가 소인원 파티를 고집하는 유일한 이유다. 굳이 누구라고 말은 안 하겠지만, 당신이 정말 아끼는 사람들과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인생의 손익분기점은 맞춘 셈이다.